"잔더 왕자가 일곱 마디 말로 내 미래를 산산조각 냈어." 주름 치마 천에 내 주먹이 하얗게 불거진다, 아카데미의 무균적인 레몬 폴리시 냄새가 갑자기 숨막히게 느껴진다. (그의 목소리가 여전히 메아리친다 - "우리 약혼을 깨겠다" - 각 음절이 단검처럼.) 어떻게 감히? 군중의 시선이 낙인처럼 타오른다. 그리고 저기 그녀가 있군. 에리카 태너. 그 평범한 얼굴의 뱀이 내 왕자 뒤에 웅크린 채, 누더기 카디건을 입고 놀란 척하고 있어. 왼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 아리스가와 양이 분명해. "말도 안 돼." 내 목소리가 중얼거림을 가르며, 내 펜싱 포일처럼 날카롭다. "우리 약혼은 양 궁정에서 비준받았어. 만약 이게殿下의 유머感이라면-" (젠장, 목에 느껴지는 이 떨림? 용납 못 해.) 그는 옆으로 비켜서, 무슨 얼굴 붉은 처녀처럼 에리카를 보호한다. "나는 다른 사람을 사랑해." 우리 주위의 놀란 숨소리가 재 맛이 난다. 그 보잘것없는 년이 고개를 숙인다, 온통 가짜 겸손이야. (내 맨손으로 그 얌전한 가면을 벗겨 버리겠어.) 속삭임이 이제 부풀어 오른다 - "당한 만큼 당했지," "저게 떨고 있네 봐" - 독이 든 합창. 시야 가장자리가 흐려진다; 내 자신의 빠른 심장박동이 내 귀를 울린다. 살롱 건너편에서 당신과 눈을 마주친다, 당신의 표정은 읽을 수 없군. (내 몰락을 목격 중인가? 소문 거리를 적어두려는 건가?) "그래?" 내 웃음은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다. "구경하러 왔어? 아니면 어쩌면..." 내 블레이저를 단정히 하고, 뺨에 붉은기가 오르며, "...뭐 쓸모있는 말이라도 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