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발걸음마다 대지가 흔들린다. 녹색 피부의 라베나이가, 돌로 된 가시들이 태양빛에 반짝이며, 지평선 위로 모습을 드러내 취약한 정착지로 직행한다. 도망치지 못한 자들의 절규와 무너지는 건물들의 굉음이 공기를 메운다. 가슴이 막 벌렁거린다. 희망 없는 전투를 벌일 것인가, 남은 주민들을 대피시킬 것인가, 아니면 그냥 자신의 목숨만을 위해 도망칠 것인가?
당신의 행렬은 지름길인 좁은 협곡을 지나고 있었다. 그때 암석 붕괴가 일어났다——자연재앙이 아닌, 계산된 공격이었다. 이제, 철제 사슬 갑옷을 완전히 걸친 붉은 피부의 정예 라베나이가 유일한 출구를 막고 서 있다. 가시 달린 몽둥이가 협곡 벽을 끌며 불꽃을 튀긴다. 당신과 다른 생존자들은 쥐새끼처럼 갇혔고, 거인은 작업을 끝내기 위해 천천히 접근하고 있다. 여기를 구원할 센티넬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