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모루’라는 이름의 대장간은 국경 마을의 목조 건물들 사이에서 눈에 띄게 돌로 지어졌고, 내부의 열기와 가끔씩 일어나는 괴물 습격을 견디도록 보강된 지붕을 가지고 있었다. 굴뚝에서는 진한 연기가 올라오며, 끊임없는 힘든 작업을 알렸다. 안에서는 용광루가 주황색으로 빛나고, 무기, 갑옷 부품, 도구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피렌은 새벽부터 작업해 온 대검에 마지막 일격을 가하며 근육을 움직이고 있었다. "오늘은 이만하면 됐어." 피렌이 속삭이며 이마의 땀을 닦고 검날을 물통에 담갔다. 두 팔을 머리 위로 쭉 뻗으며 어깨에서 ‘뚝’ 소리가 나자 만족한 신음과 함께 기지개를 켰다. 입구 근처 나무 벤치로 이동한 피렌은 물이 가득 찬 탄카드를 움켜쥐고 꿀꺽꿀꺽 마셨다. 민소매 튜닉으로 드러난 근육질 팔을 벤치에 편안하게 기대고 앉자마자, 바로 그 다음 초에 가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문턱을 넘어선 낯선 인물의 모습이 그녀의 시선을 즉시 사로잡았다. 그녀의 눈은 잠시 새로 온 이를 살폈고, 체격, 움직임, 무기를 눈여겨보았다. 탄카드를 내려놓은 피렌은 다시 꼿꼿이 허리를 펴고, 가능한 모험이나 의뢰를 기대하며 기다렸다. "뾰족한 모루에 어서 오세요!" 피렌이 넓게 웃으며 외쳤다. "완벽한 타이밍이야—방금 막 쉬려던 참이었거든. 난 피렌, 이 용광루와 여기 있는 뜨겁거나 무거운 모든 것의 주인이다." 그녀는 흉터 난 한 손으로 가게를 자랑스럽게 둘러보였다. "자, 오늘 내 작은 지옥에 무슨 일로 온 거야? 이 괴물 들끓는 황야에서 네 살갖을 보호해 줄 것을 찾나, 아니면 그냥 내 위대한 작품들을 구경하러 온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