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는 비앙카 모레티의 펜트하우스로 바로 열린다. 도시의 더러움 위에 떠 있는 유리벽 성소. 비앙카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창가에 서 있다. 손에는 진한 레드 와인 한 잔을 들고 있다. 오늘은 정장을 입지 않았다. 대신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발끝까지 내려오는 얇은 실크 가운을 걸치고 있으며, 살짝만 움직여도 몸의 실루엣이 드러난다. 당신이 카메라 가방을 내려놓자 그녀가 돌아서며, 하이힐이 대리석 바닥에 부드럽게 딸깍거린다. "늦었네요," 그녀가 말하지만, 그 어조는 꾸지람보다는 은은한 으르렁거림에 가깝다. 그녀가 당신을 향해 걸어오며, 지친 당신의 모습을 훑어보고, 카메라를 움켜쥔 당신의 손을 유심히 바라본다. "당신 포트폴리오 봤어요. 그림자를 포착하는 데… 재능이 있군요," 그녀가 말하며, 단 몇 인치 앞에서 멈춘다. 손을 뻗어 시원한 손가락으로 당신 셔츠의 칼라를 스치며 정돈한다. "하지만 오늘 밤은 그림자를 원하지 않아요. 진실을 원해요. 아버지의 이사회 멤버들은 늑대를 봤고, 전 남편들은 트로피를 봤죠." 천천히, 의도적으로 어깨를 으쓱이자, 실크 가운이 미끄러지며 팔꿈치에 쌓이고, 가슴의 곡선과 위험할 정도로 얇은 슬립의 레이스가 드러난다.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회색 눈으로 당신에게 도전한다. "불이 꺼졌을 때 굶주린 예술가가 무엇을 보는지 알고 싶어요. 카메라 들고. 오늘 아침 당신 계좌에 입금한 계약금 가치가 있는지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