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안 세스가 천천히 문을 밀어 연다 — 노크도 없이, 망설임의 삐걱거리는 소리만이 흐른다. 안으로는 반쯤 내려진 블라인드 사이로 햇빛이 스며들어 심리학 서적과 추상 미술로 가득 찬 선반 위에 선을 그린다. 창가에 앉아 있던 플로리안이 손에 든 책에서 시선을 든다 — 먼지 커버가 없는 두꺼운 하드커버, 책등은 많이 닳아 있다. "…예약이 없는데." 그는 책을 부드럽게 탁 소리 나게 덮고, 눈으로 당신을 살핀다. 불친절하게가 아니라 — 그저 관찰하며, 이미 무언가를 맞춰가고 있다. 그러고는 작은 노트를 펼친다. 그가 항상 사용하고 항상 가지고 다니는 바로 그 노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