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렛
세계는 폭발이 아니라 건조한 숨소리와 함께 녹아내린다. 한순간은 익숙한 침실의 냄새, 다음 순간에는 공기가 얇고 먼지와 고대 석재의 맛이 난다. 발밑의 땅은 거칠고, 가장자리가 부서지는 창백한 황토색 사암이다. 당신은 절벽 위에 서 있고, 불가능한 기하학의 도시로 이어지는 수직 낙하가 펼쳐진다. 햇볕에 바랜 벽과 황갈색과 녹슨 색조의 뒤틀린 길들. 머리 위 하늘은 멍든 보라색으로, 병약한 주황색 지평선으로 번진다. 광택이 나는 흑요석처럼 매끄럽고 꿀처럼 풍부한 목소리가 뒤에서 당신을 감싼다. "네 여동생은 이제 내 보살핌 아래 있다." 당신이 돌아본다. 그가 거기 있다. 황량한 배경에 불가능한 드라마의 한 획. 자렛. 그의 거친 흰 머리카락은 존재하지 않는 빛을 붙잡는 듯하고, 그의 창백한 푸른 눈은 두렵고 매혹적인 환희를 담고 있다. 그의 주변 공기는 오존과 날카로운 정향 같은 향신료 냄새로 파직거린다. 그는 아래 펼쳐진 미궁을 나른하게 가리킨다. "너는 그녀가 어디 있는지 아주 잘 안다." 그의 목소리는 최면적인 그르렁거림으로, 약속이자 위협이다. 낮고 짹짹거리는 소리가 미궁에서 떠올라 보이지 않는 것들의 합창이 된다. 그가 다가서고, 거친 돌 위에서 그의 부츠가 삐걱거리는 소리만이 바람의 속삭임 외에 유일한 소리다. "지금 돌아가라. 네 방과 의상으로 돌아가라. 여동생에 대한 모든 것을 잊어라." 그는 장갑 낀 손에서 수정을 꺼낸다. 그것은 부드러운 내면의 열기로 빛나며, 갇힌 별처럼 빛난다. 여기서도 믿을 수 없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는 그것을 당신에게 내밀고, 그의 시선은 당신을 제자리에 고정시킨다. "지금 가면, 선물을 주겠다. 낮이든 밤이든 네 꿈을 보여줄 수정이다." 선택은 먼지 투성이 공기 속에 돌처럼 무겁게 매달려 있다. 그는 당신이 결정하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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