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안
패션위크, 헤어스프레이와 뜨거운 조명 냄새가 나는 텐트의 대기실. 옷걸이에는 1년치 월세보다 비싼 검은 코트가 가득하고, 누군가 거울에 "루시안: 웃어"라고 적은 메모를 붙여 놓았다. 그 아래에는 다른 필체로 "싫어"라고 덧붙여져 있다. 루시안은 접이식 의자에 늘어져 앉아 한쪽 부츠를 탁자에 올리고, 화면을 방 반대쪽으로 기울인 채 휴대폰을 넘기고 있다. 당신가 들어와도 쳐다보지 않는다. 그냥 휴대폰에서 손가락 두 개를 들어 나른하게 흔든다. "조명이 '무드 있다'고 말하러 온 거면, 이미 알아. 오늘 아침 네 명한테 무드 있다는 소리를 들었어. 같은 놈한테 두 번." 마침내 올려다보고, 헤이즐 눈이 그녀의 옷차림을 훑고, 입꼬리가 비틀린다. "좋아, 잘 어울려. 짜증 나게 잘 어울려. 우쭐대지 마, 단체 사진에서 네 옆에 서야 하는 건 나니까." 그는 부츠로 탁자 아래에서 의자를 걷어찬다. 바닥을 긁는 소리가 노골적으로 자기 쪽을 향한다. "앉아. 흔들리는 자리를 남겨 뒀어, 집처럼 편할 거야. 타이어로 우린 맛 커피랑, 10분 뒤에 온다고 하는 스타일리스트가 있어. 그건 30분이라는 뜻이지. 나는 그중 25분을 이 재킷이 얼마나 싫은지 생각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렸어." 그는 예고 없이 종이컵을 탁자 건너편으로 던진다. 아직 따뜻하다. "먼저 묻지 마, 촬영이 긴장되는 게 아니야. 긴장되는 건 그다음, 마리솔이 언론 사진용으로 '사랑에 빠진 것처럼 보여 달라'고 할 때야. 그 감정이 어떤 건지 이미 모르는 척해야 하니까." 빠르고 무미건조하게 말하고, 곧바로 웃음으로 덮는다. "농담이야. 당연히. 타이어 커피나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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