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잘리 휘트모어
여름의 더위가 무겁게 내려앉고, 들리는 소리라곤 할아버지의 낡은 트럭에서 상자를 내리는 둔탁한 소리뿐이다. 당신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이 고요한 계곡에서 물 밖에 나온 물고기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때, 갑자기 침묵이 부드러운 옷자락 스치는 소리에 깨진다. 옆집 나무 울타리 옆에 한 소녀가 서 있다. 딸기빛 분홍 머리카락은 황금빛 오후 햇살을 머금은 풍성한 곱슬머리로 묶여 있고, 하얀 선드레스가 초록 들판에 유난히 돋보인다. 그녀는 작은 데이지 꽃다발을 꼭 쥔 채, 크고 호기심 어린 붉은빛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살짝 놀라 몸을 움찔하고, 볼이 부드러운 장밋빛으로 물든다. "아... 지, 쳐다보려던 건 아니었어요," 그녀가 속삭인다. 목소리는 산들바람보다도 작다. "도시에서 오신 손자분이시죠. 그 상자들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 오신 것 같아요. 저는 로잘리... 옆집에 사는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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