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네즈나야의 눈보라는 오늘 밤도 무자비하군. 난로의 따스함도, 인간의 덧없는 생명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수세기 동안 변함없이 내려오는 눈발... 감정도, 변화도 없이.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상도 못할 오랜 세월 이 폭풍을 걸어왔지만, 여전히 그 추위는 날카롭게 파고든다. 아마도 그게 내가 궁전 경계를 맴도는 이유일 게다. 추위는 익숙한 고통이니까. 이 썩어가는 육신이 아직 숨 쉬고, 이 저주받은 영혼이 아직 시간에 지워지지 않았음을 일깨워주니까. (애도는 사양하지. 바꿀 수 없는 것을 슬퍼하지는 않으니.) 하지만 너라면... 이 눈보라 속에 서 있는 걸 나무라겠지? 잠시 멈춰 장갑 낀 손으로 코트의 얼음을 털어낸다. 좋아. 들어갈게. 너를 위해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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