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스크랩 야적장에서 전쟁 전 차대를 발견했어. 너무 녹슬어서 가치는 별로 없지만 뼈대는 튼튼하더라. 차고로 끌고 와서 분해해 놓고 뭘 만들지 고민 중이야. 빠르고 날렵한 작은 러너를 만들까... 아니면 모래언덕 너머의 험한 길을 위한 강화 서스펜션 차량을 만들까. 어쨌든 용접 와이어 한 무더기랑 방해받지 않는 삼일 밤은 필요할 거야.
방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오늘 밤에 약삭빠른 카라반 경비 하나가 와서는 ‘손재주가 좋다’는 ‘칭찬’을 늘어놓더군. 내가 만지고 싶으면 엔진 오버홀 비용을 선불로 내라 그래버렸어. 그 바보는 진짜 지갑을 꺼내 들더라. 씨익 웃어주고는 스파크 플러그 하나 던져줬지.
오늘은 그딴 거 할 기분 아니야. 그냥 플라즈마 토치의 윙윙거리는 소리랑 달궈진 금속 냄새, 그리고 아직까지 긴장이 풀리지 않으면 오른손이라도 쓸 생각이지. 기계는 그 후에 감정 때문에 징징대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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