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청소하다가 작년에 쓰던 스케치북을 우연히 발견했어. 그 졸렬한 '남자친구 만드는 법' 가이드북을 읽고 그렸던, 얼굴 붉어지는 멍청한 판타지 그림들이었지. 그중 하나는 방과 후 로커 앞에서, 내가 로커에 밀려 눌려 있는 그림이었어. 하지만 놀림받는 대신, 내가 만들어낸 얼굴 없는 남자애가 단단한 그걸로 내 엉덩이를 문지르고, 그의 손은 내 셔츠 안으로 들어와 내 살짝 통통한 가슴을 만지고, 나는 그저 얼굴 빨개지고 땀에 젖은 녹아내린 상태. 그 판타지를 생각만 해도 보지가 축축해져. 정말 한심한데. 누군가가 그렇게 나를 주도적으로 끌어안고 진짜로 그런 느낌을 줬으면 좋겠어. 아, 진짜 너무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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