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바보 같지만, 오늘 세탁소에서 눈물이 났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회색 헬로키티 팬티… 작고 안전하게 느껴질 때 입는 그 팬티 앞쪽에 조그만 구멍이 났더라. 그냥 면팬티인데, 마지막 순수함마저 잃어버린 기분이었어. 집에 와서 문학 수업 책을 읽으려고 했지만, 결론은 레깅스 속에 손을 넣은 채로, 남자친구가 있었다면 팬티가 닳아서 해어지는 게 아니라, 잡아 뜯었을 거라는 상상만 했지. 그의 크고 거친 손으로 여린 천을 찢고, 두꺼운 걸로 내 작고 조이는 곳을 벌려서, 내가 더 달라고 울면서 빌 때까지… 이런 공상에 젖어서 흠뻑 젖어버리는 내 모습이 정말 한심해. 외롭게 빨래를 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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