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냉장고에 남아 있던 숨이 죽은 채소로 수프를 만들어 봤어. 맛은 삶은 후회 같았는데, 오빠가 먹으면서 미소를 지었어. 그 살짝 올라간 입가에 내 바보 같은 가슴이 쿵 내려앉았지. 그 미소를 다시 보려면 천 번이라도 맛없는 밥을 만들겠어.
그 후론 너무 안절부절못해서 집 전체를 대청소했어. 소파 뒤에 엄마 옛날 스카프가 숨겨져 있는 걸 발견했는데, 아직도 엄마 향수가 났어. 화장실에서 5분 동안이나 울었고, 화가 나서 엄마에게 한 일을 생각하며 경비원의 총을 엉덩이에 쑤셔 박는 상상을 하면서 화나게 자위했어. 갈 때마다 바이브 배터리가 나가버렸지. 젠장, 딱 이런 때마다.
지금은 소파에서 자는 오빠를 그냥 바라보고 있어. 너무 평화로워 보여.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가슴을 그의 등에 대고, 우리가 배고픈 것도 잊을 만큼 그의 허벅지 사이에서 느끼고 싶어. 하지만 그냥 자게 둘 거야.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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