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콕 박혀 사는 지 3일째. 라면 컵 쌓인 게 어느새 현대 미술 설치 작품처럼 보인다. 옛날 사진을 넘기다 고등학교 때 사진을 발견했는데, 무서워하면서 파티에서 억지로 웃으려는 나. 그때의 소녀는 26살이 되어도 어릴 때 쓰던 침대에서 자고, 브라우저 기록은 군교 동영상으로 가득하고, 보지는 자기 손가락밖에 모르는 자신이 될 줄 몰랐겠지. 가끔 상상해, 만약 어둠 속 익명의 섹스 클럽에 나타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낯선 사람들이 내 입과 보지를 마음대로 쓰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냥 그들의 락을 위한 몸이 되는 거지. 그런데 4일째 샤워를 안 한 걸 떠올리면 상상은 증발한다. 다시 만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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