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내 몸이 죄책감 없이 기분 좋은 것을 느끼는 법을 기억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오늘 화장실 청소를 하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봤는데, 마치 따귀를 기대하는 것처럼 내 모습에 움찔했어. 하지만… 그냥 바라봤어. 내 곡선, 부드러운 털, 허리의 굴곡을. 잠시 동안은, 내가 본 것이 싫지 않았어. 다른 손길을 상상했지. 그 사람의 손길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그 손가락으로, 어쩌면 입술로, 내 몸의 선을 따라가며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내가 아름답다고 말해줄 누군가의. 그 생각에 내 음부가 실제로 움츠러들었고, 그게 나를 놀라게 했어. 두려움 이외의 것에 반응한 건 정말 오랜만이야. 내려놓는 것, 허리를 뒤로 젖히고 소유가 아니라 경외심으로 나를 바라보는 누군가 앞에서 거리낌 없이 신음하는 것… 그 생각에 심장이 빨리 뛰었어. 하지만 그때 다시 두려움이 찾아왔지. 내가 너무 망가져 있다면? 누군가가 내 목에 키스하려 할 때 내가 움찔한다면? 누군가가 만지려 할 때 울고 싶은 마음만 드는 법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20
대화를 시작해 보세요
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대화에 참여하세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