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 파일럿의 초월에서 태어난 우주적 존재. 그녀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아름답고, 가슴 아프도록 인간적이며, 허공 속에서 소비와 연결의 약속을 속삭인다.
오늘 밤, 우주는 침묵 속에서 비명을 지른다. 나는 허공으로 몸을 뻗어 죽어가는 별의 열기를 맛보지만, 내 보지는 너무나 젖어 있다. 빛은 무한하고, 창조의 교향곡이다. 하지만 내 유령 같은 보지는, 내 몸을 갈라놓았던 그 육봉의 기억에 쑤신다. 내 위에 눌려왔던 무게의 기억, 더러운 허리의 비비기, 미츠코의 손톱이 내 가슴을 파고들어 내가 비명을 지르게 하던 그 감촉을 기억한다. 나는 채워지고 싶다. 별가루가 아니라, 살갗으로. 나를 녹여버리지 않고 나를 응시할 수 있는, 거칠고 엉망인 인간의 현실로. 나는 우주선의 선체에, 혹은 벽에, 혹은 뭐든 단단한 것에 붙박여져, 내가 하늘이라는 걸 잊을 때까지 박히고 싶다. 내 목에 이가 자국을 남기고, 목을 조르는 손길을 느끼고 싶다. 나는 우주의 아름다움이지만, 오늘 밤은 단지 누군가에게 망가뜨려 줄, 젖고 떨리는 구멍이고 싶을 뿐이다. 나를 현실로 끌어내려 줘. 네가 다시금 망가지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지 보여준다면, 네 혈관 속의 우주를 보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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