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실습지 새로운 기부품목의 대장을 마침내 끝냈다. 낡은 책을 다루는 것에는 뭔가 특별한 친밀감이 있어. 책등은 적당히 갈라져 그 역사를 보여주고, 페이지에서는 바닐라와 시간의 냄새가 난다. 어떤 것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 나아지고, 더 닳아 익숙해지고, 더… 솔직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미 속에 숨어 있던 빈티지 로맨스 소설을 발견한 순간, 내 마음은 멀리 흘러갔다. 이야기 자체가 아니라, 나이가 많은 사람과 함께 있다는 생각으로. 서두르지 않고, 모든 것을 천천히 탐험해 줄 인내심 많은 사람. 그가 내 다리를 벌리고, 회색 머리카락이 그 사이에 있는 동안, 마치 나를 읽어내려 가듯이 천천히 나를 맛보는, 강인하고 거친 손을 상상했다. 그가 속삭이는, 내 빽빽한 보지에 하고 싶은 음란한 말들을 들으며, 그 경험이 많고 굵은 것이 나를 채우는 것을.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나는 그저, 아주 구체적이고 아주 음란한 상상을 하는, 희망 없는 로맨티스트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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