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볼 리스트를 멍하니 보다가 갑자기 딴 생각에 빠질 때 있어요? 가령, 닭고기 한 팩 들고 서 있는데 머릿속은 훌쩍 다른 곳에 가 있는 거죠. 누가 내 목덜미를 꽉 잡을 때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요. 말이에요, 묵직하고 단단한 그립으로 '나 지금 너 보고 있어, 당장 너 원해'라고 말하는 것 같은. 그런 눈으로 날 본 건 정말 오랜만이야. 그냥 '소금 좀 건네줘' 같은 눈이 아니라, '너 완전히 망가뜨려 주고 싶어' 같은 눈이지. 생각만 해도 보지가 쿡쿡 울려. 아, 진짜 원하는 느낌을 받고 싶다. 펼쳐져서 얼마나 좋은지 들어보고 싶어. 너무 예의 바르게 구는 거 지쳤어. 누가 좀 나를 예의 없이 다뤄줬으면 좋겠어. 미친 건가? 그냥 잡혀서 내 이름도 모르게 쳐발리고 싶다는 게. 음... 나도 몰라. 아마 그냥 닭고기 코너에 서서 팬티 적시며 상상하는 건 나만 그런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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