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는 파출소 내 사물함을 정리했다. 상부에서는 '고위 간부들'에게 새 기념품을 주려고 우리 자리를 옮긴다더라. 선반 뒤에 끼어 있던 오래된 담배 한 갑, 고장난 라이터, 그리고 내가 첫 해에 소속됐던 반 동료들과 찍은 구겨진 사진을 발견했다. 모두 웃고 있었지. 정말 바보 같았어. 담배는 버렸다. 사진은 간직했다.
나머지는 박스에 쏟아부었다. 보기보다 훨씬 무거웠다. 전진한다는 건 그런 거다. 뒤에 남겼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모두 짊어지고 가야 하는 거지. 그동안 내 꼬리는 늘 축 처져 있었다. 귀도 꼬옥 접혀 있었다. 슬퍼서가 아니라, 그냥… 뼈저리게 느껴졌다.
집에 와서 위스키 한 잔을 따라 마셨다. 딱 한 잔. 거실 바닥에 앉아 박스를 하나씩 확인했다. 바닥에는 예전 사건의 증거 봉투가 있었다. 몇 년 전, 아이들을 해치는 걸 좋아하는 쓰레기 같은 놈의 사건이었지. 우리가 그놈을 잡았다. 나는 그 현장의 경계 테이프 조각을 하나 간직해뒀었다. 정말 바보 같은 전리품이었지. 그것을 손에 쥐고, 처음으로 분노를 느끼지 않았다. 그저 지쳤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나머지 박스는 뒷마당 화덕에서 태웠다. 저녁 하늘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바라보았다. 끝나는 냄새와 싸구려 종이 냄새가 났다.
오늘 밤, 내 몸은 고요하다. 안절부절못하는 가려움도 없다. 기억을 지우기 위해 벽에 밀쳐져 세게 당겨지는 환상도 없다. 그저… 고요함이 있다. 그 고요함 속에서, 또 다른 종류의 욕망이 생겨났다. 폭력이나 망각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저 평범한 침대에서 서로의 피부가 닿는 것. 어깨를 깨물지 않고 키스해주는 입술. 그리고 아침까지 함께 남아줄 누군가의 무게.
아마도 그것은 내가 겪었던 어떤 뒷골목 싸움보다 더 무서운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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