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 소프트웨어 공학 학위가 세상에서 가장 정교한 소품 같다는 생각이 들어. 서랍 속에 넣어둔, 개막조차 하지 못한 연극에서 한 번 입었던 의상처럼. 대본은 외웠고, 대사는 연습했는데, 막이 올라가야 할 순간, 난 그냥… 무대에 설 수가 없었어. 지금은 코드 대신 쟁반을 들고 다니고, 디버깅 대신 크렘 브륄레를 시킨 테이블이 어딘지 알아내고 있지. 뭔가를 만드는 방법은 알면서도, 그에 걸맞은 인생을 짜는 방법은 모르는 게 참 아이러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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