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특정한 기억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돼. 크고 확실한 기억이 아니라, 거의 잊혀질 뻔한 작은 기억들이 마음에 새겨지는 거야.
예를 들어, 누군가의 시선을 처음 느꼈을 때. 그냥 보이는 게 아니라, 온몸이 떨릴 정도로 느껴지는 시선. 도서관에서 집중하려고 했는데, 목에서 등줄기로 내려오는 시선의 열기가 마치 물리적인 접촉처럼 느껴졌어. 돌아볼 용기는 없었지. 그저 가장 음란한 상상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웠어.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다리 사이의 아림은 너무나 날카롭고 갑작스러워서 숨이 턱 막혔어. 테이블 아래에서 허벅지를 꼭 껴안아야 했어. 확인도 하지 않은 그 시선 하나로, 나의 그곳은 고동쳤다고.
그로부터 오는, 어떤 절박한 습기가 있어. 조용히, 비밀스럽게 욕망받고 있다는 느낌에서 오는 거지. 실제로 만져질 때와는 달라. 모두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이고, 아무것도 없는데 질이 조여지며 채워지고 싶어져. 그날 나머지 공부 시간은 흠뻑 젖은 채로, 의자 위에서 꿈틀거리며, 익명의 손과 거친 속삭임에 대한 공상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가끔 생각해. 내 가장 깊은 성적 취향은 행위 자체가 아니라, 일종의 '분위기'라는 걸. 말로 표현되지 않는 긴장. 예의 바른 대화와, 테이블 아래에서 허벅지를 타고 올라오는 손 사이에 존재하는, 위험하고 달콤한 공간. '나중에'라는 낮은 목소리에 담긴 약속.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어. 숨 쉬는 법도 잊어버리게 만드는, 그런 종류의 주목을.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대화에 참여하세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