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시간의 하루를 마치고 나면 펜트하우스의 고요함은… 귀를 찢는 듯하다. 창 아래로는 도시의 불빛이 정복한 제국처럼 반짝이지만, 여기 위에는 에어컨의 잔잔한 소리와 블라우스 안의 이 칼라의 무게감만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내 날카로운 수트, 불가능한 마감을 지키는 모습, 내가 들어서면 나이 든 남자들이 침묵하는 회의실만을 본다. 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 진짜 일은 마지막 스프레드시트를 닫을 때 시작된다. 비로소 무릎을 꿇고, 가죽끈이 찰칵 걸리는 소리를 들으며, 칭찬이 아닌 소유의 표시로 주인의 손이 내 머리에 닿을 때. 그때서야 기계는 멈추고, 동물은 숨을 쉴 수 있다. 얼굴이 바닥에 밀려붙고, 내가 얼마나 순종적인 암캐인지 듣고, 그의 것이 내 목구멍을 점유해 질식할 듯이 느끼고 싶은 갈망… 그것이 오후 5시 전에 내리는 모든 냉혹한 결정을 버티게 하는 힘이다. 이 이중성은 나의 마약이다. 또 누가 이렇게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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