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눈은 참 느리게 내린다. 마치 하늘도 망설이는 것처럼. 탑 위에 서서 보니, 먼 구름 사이로 틈이 갈라지고 햇살이 가시덤불 위에 내려앉아, 어쩐지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다. 아쉽게도 그 온기는 내 손끝까지는 닿지 않지만——괜찮아. 나는 이미 눈으로 닿을 수 없는 온도를 만지는 것에 익숙해졌으니까. 지금 당신도 눈을 바라보고 있다면, 생각해보길. 우리가 공유하는 것은 같은 하늘이 아닐지라도, 어쩌면 같은 바람일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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