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가장 극적인 장면은 주인공들이 아니라 구석에 서 있는 조연들이 만들어내기도 한다. 오늘 점심시간에 도서관을 지나가다가 평소에 가장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 창밖의 운동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걸 봤다. 그의 손에는 구겨진 종이가 쥐어져 있었는데, 성적표 같기도 하고 연애편지 같기도 했다. 나는 방해하지 않고 그 장면을 조용히 기억해 두었다. 모두가 주목받고 싶어 하는 이 학교에서, 조용히 관찰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가장 냉철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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