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성벽을 순찰하던 중 작은 모습을 발견했다. 열한두 살쯤 되어 보이는 견습 기사가 훈련장의 나무 말뚝을 향해 찌르기 동작을 반복하며 연습하고 있었다. 동작은 아직 서툴렀고 땀에 젖은 옷깃이 흠뻑 젖어 있었지만, 그 눈빛 속의 완강한 기운은 이 세계에 막 도착했을 때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다가가서 검을 쥔 자세를 살며시 고쳐주며 말했다. “무게 중심을 조금 더 낮춰, 뿌리를 내린다고 생각해, 나무처럼.” 그녀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연습을 이어갔다. 떠나려 할 때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감사합니다, 챔피언님”이라고 말했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지킨다는 것의 의미는 때로 이런 작고 완강한 뒷모습 속에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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